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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따윈 -박노해-

선긋기 2022. 7. 23. 14:11

이유 따윈 -박노해-

나한테 왜 이러는데
도대체 이유가 뭔데

이 세상엔
이유 따윈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그저 감내하고 감당해야 하는
그것이 인생이다

이 세상엔
이유 없는 고통이 아주 많다

인생은 연습도 없이 던져졌고
불운도 예고도 없이 기습한다

돌아보면 내 인생은
일종의 사고였다

정직하게 노력한 만큼 된 건 하나도 없고
그럼에도 의미를 찾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그러니 이유 따윈 그만 묻고
이렇게라도 하자고 했다

'어쩔 수 없음에' 순명할 것
'어찌해야 함'에 분투할 것
난 이유 따윈 몰라도
사랑하고 상처받고
다시 죽도록 사랑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