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하여

씌어진 역사를 믿지 않듯이 빛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선긋기 2018. 12. 9. 05:21

집밥 최선생,

술을 안 마시는 건 좋은데, 밤새 배가 꼬르륵거려 잠이 깨서는 돼지목살 수육에 석화, 바지락국으로 새벽밥을 지어먹었다.

통진당 해산, 이석기 재판 농단을 했다는 판사 둘은 영장기각되고, 이석기는 여전히 갇혀있고, 하는거라곤 추운 길바닥에서 몇 만 명을 동원하여 석방하라는 데모인데, 특별사면을 해줄 정권은 아닌 것 같고, 재심청구해서 풀려나면 형기 다 채우고 나오려나, 재심은 받아주기나 할까,

독립군 때려잡으며 일제 개노릇하던 군인, 경찰이 미군정에서 군인, 경찰이 되어 쭈욱 해먹은 것 같은 것일까,

같은 데모를 해도 국회의원, 지자체장, 떡고물을 줏어먹는 놈이 있고, 신세조져 평생 고통당하는 사람이 있는게,

사상, 이념, 주의, 단체 패거리를 팔아 배를 불리는 놈들도 있고, 순수하고 순진한 사람만 늘 피해를 보는 현실은 늘 반복되는 역사,

길거리 장사치, 노동해방 농민해방을 외치는 저것들은 다 순수할까,

수능 끝났다고 me too 대자보로 강제추행, 성희롱한 선생들 처벌하고, 짜르라는 여고생들, 저 선생들은 다 쓰레기고, 여학생들은 순수할까,

우리는 깨끗하다고 내걸기도 했던데, 순천인가 어디 여고에서 수 십년 전에 비슷한 구호로 시위를 했다더만,

혹시나 저 여학생들이 경찰, 검사, 판사가 되면 성희롱, 강제추행, 강간범들은 무지막지하게 엮어서 조져버리지 않을까,

씌어진 역사를 믿지 않듯이 빛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시가 떠오르는 영하 10도의 12월 중순 새벽이다.

恥骨 -박철-

씌어진 역사를 믿지 않듯이
빛나는 사랑을 믿지 않습니다

다만 치골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름다운 그 동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남 모르는 작은 숲이 아니었던들
우리는 깊은 욕망과 욕망으로 영원히
욕망의 블랙홀로 사라졌겠으니
다만 그대의
치골에 감사합니다

사랑은 서럽고도 은밀한 것
말없이 역사를 믿듯이
잃어버린 사랑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