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하여
낯선 풍경
선긋기
2018. 12. 10. 15:52
손님으로 갈 때와 밤노가다로 편의점 알바와 손님, 사장을 바라보는 것이 더 이상 담배사러 잠깐 들른 풍경이 아닌 것처럼 11년 살았던 다세대주택 마귀할멈을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아는 체를 하지 않게 되는 현실의 민낯이랄까,
누군가의 어떤 말에 그래서 어쩌라는거냐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냉담해질 때,
수십 년 술을 같이 마시고, 무슨 관계라고 떠드는데 아무런 관계가 아니거나 모르는 놈보다 못한 종자일 때, 피가 섞였네 어디 교문을 해를 달리해서 드나들었네 지껄이는데 힘들 때는 코빼기도 안 보이고, 동네 이웃보다 못한게 무슨 간섭이고, 똥물이 튀었다고 떠드는 것인지 짜증이 날 때,
수십 년 선후배였는데 상황이 달라지면 저렇게 바뀌는구나, 내가 아는 사람이었나 당혹스롭고 참담할 때,
저건 왜 지지해달라 당연하듯 요구하는데 딴데서는 뒷담화고, 내 필요할 때는 나 몰라라인지, 뻔뻔한 줄도 모르는걸까,
줘도 안 먹어, 여자가 따먹었다고 떠들고 다녀서 쪽팔리다 못해 짜증이 치밀어오르는 이상한 기집년의 기억같은,
엮이면 유죄추정의 원칙에 인정하지 않으면 반성하지 않는다고 실형을 때리는 법정 풍경에 무죄추정은 교과서에만 있는 현실을 알고나면 형법이 얼마나 무섭고 가혹한지, 구속되면 인생 작살난다는걸 인지하고는 다르게 보이던 경찰, 검사, 판사던데,
모르지는 않았을 같은 세상과 사람의 다른 풍경들,
이제는 태어나고 자랐던 동네는 까마득하니 낯선 이국땅같은게....그때의 보임이 예전과 같지 않다.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정현종-
안다고 우쭐할 것도 없고
알았다고 깔깔거릴 것도 없고
낄낄거릴 것도 없고
너무 배부를 것도 없고,
안다고 알았다고
우주를 제 목소리로 채울 것도 없고
누구 죽일 궁리를 할 것도 없고
엉엉 울 것도 없다
뭐든지간에 하여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그게 활자의 모습으로 있거나
망막에 어른거리는 그림자거나
풀처럼 흔들리고 있거나
그 어떤 모습이거나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