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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잠자리 -베르톨트 브레히트-

선긋기 2018. 12. 22. 13:34
하룻밤 잠자리 -베르톨트 브레히트-

 

26번가와 브로드웨이 사이 길모퉁이에
겨울 몇 달 저녁이면 어떤 남자가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청하여, 모여든
노숙자들을 위한 하룻밤 잠자리를 마련해 준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인간들 사이의 관계가 좋아지지 않는다
착취의 시대가 그렇게 하여 짧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몇몇 사람이 하룻밤 거처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딴 데서 불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거리로 내린다.
읽던 책을 내려놓지 마라, 사람아.
몇몇 사람이 잠자리를 얻는다
바람은 하룻밤 동안 딴 데서 불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거리로 내린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세상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착취의 시대가 그렇게 해서 짧아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