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하여

2019년 새해 첫날

선긋기 2019. 1. 1. 04:17

새해 첫날 일출보러 갈 계획이 없는데, 쓸데없이 너무 일찍 눈이 떠진다.

어제 한잔했던 수학선생은 마누라가 친정에 김장하러 내려가서, 고3이 된 큰 아들을 데리고 나와 고기를 사먹이고,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나누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살아왔다는 반성을 했다. 나랑 술마시는걸 귀신같이 알아채는 여우같은 마누라와 자주 만난다고 삼촌처럼 편안하게 대하는 애를 바라보면 부러움이 가득이다.

가족들과 이런저런 갈등과 부동산 이야기, 여름에 정년하는 사회과 교장 이야기, 김장김치와 묵은지를 챙겨주겠다, 내 환경과 사정, 예전과 다른 사고와 관점, 문정권에 대한 평가, 전교조 지부에 대한 소식,

대학 졸업 이후 또래들보다 1~20년 더 많은 늙은이들과 어울렸던 것이 후회되는게, 애나 어른이나 또래 문화와 관계가 중요한 것인데, 계급 계층에 대한 정체성도 마찬가지고, 몇 년 위아래 또래들과 대화가 공통된 부분이 많아 편하고 공감이 된다.

책을 볼까, 인터넷을 뒤적일까, 어두워서 산에 오르기는 이른 시간인데, 관악산은 사람이 많을 것이니 뒷산 삼성산이 그나마 나을려나, 산에 사람이 너무 바글거리면 심란해져서 사람 드문 코스를 찾게 되는데, 20여 년 살았더니 산에서도 동네 사람을 여럿 마주치고,

새해 첫날, 너무 일찍 일어나서는 뭘 할까 끄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