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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신동엽-
선긋기
2019. 1. 1. 05:00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신동엽-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옆에는 네가 네 옆에는
또 다른 가슴들이...
가슴 태우며
한가지 염원으로
행진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앞에는 사랑이 사랑 앞에는 죽음이
아우성 죽이며 億진 나날
넘어갔음을.
우리는 이길 것이다.
구두 밟힌 목덜미
生풀 뜯은 어머니
어둔 날 눈 빼앗겼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오백 년 漢陽
어리석은 者떼 아직
몰려 있음을.
우리들 입은 다문다.
이 밤 함께 겪는
가난하고 서러운
안 죽을 젊은이.
눈은 鋪道 위
묘향산 기슭에도
속리산 동학골
나려 쌓일지라도
열 사람 萬 사람의 주먹팔은
묵묵히
한사람의 염원으로
행진
고을마다 사랑방 찌게그릇 앞
우리들 두쪽 난 조국의 운명을 입술 깨물며
오늘은 그들의 소굴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