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적인 삶
교과서적인 삶,
교과서와 학교가 가르치지 않는 불편한 실체적인 진실과 앎, 삶을 주변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나누곤 한다.
미제시대에 살면서도 일부만이 인식하고, 아랑곳없이 다른 논리와 주장으로 살아가도 불편하지 않는 현실은 일제시대, 중국의 지배를 받으며 자치 독립적인 국가였을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먹고사는 세상에서 그게 중요한 것일까 갸우뚱거려지는 뉴스에 불과할 수도 있는 현실이다.
재작년 이 맘때 무렵 이광수 자서전을 흥미롭게 읽었다. 진솔하면서도 세련되지 않은 글이 일상 현실을 사실적으로 쓴 글에서 극변하는 사회에서 다른 상황에 처해진 개인 상황이 전개되는 기록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었다. 좋은 책이란 내게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처럼 남들이 뭐라하건 내게 감흥을 주면 유익한 것이다. 이사올 때 챙겨올까 망설이다 충분히 소화된 내용이라서 버렸는데 좀 아쉽다.
현대사마저도 제각기 다르게 인식하고 평가하고 떠든다. 5.18 때 발뒤꿈치에 유탄을 맞아 보상받은 돈으로 아가씨 술장사로 수십 억을 벌어 건물을 사놓고는 배를 튕튕거리며 사는 사람의 실체는 교과서적인 진실과 다른 현실이다. 지나가다 유탄에 맞은거 뿐인데, 그것 말고는 한게 아무것도 없는데 보상을 받고, 밑천으로 술장사를 해서 아가씨 장사로 돈을 버는 재주를 바라보는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씁쓰레하면서도 말하지 않고 사는 불편한 진실과 앎, 삶의 실체를 다르게 생각하게 한다.
그저 물건과 돈을 주고받는 단순한 공간에서 20원 봉투값에 인상을 쓰고, 어린 양아치, 처량한 뒷방 늙은이가 웃는 얼굴과 니미 씨팔 조팔놈을 순식간에 돌변하는 이틀 밤노가다를 마치고 꼬박 하루를 자고 일어난 새벽 5시, 만두라면을 끓여 남은 갓김치에 밥 한공기로 배를 채우고는 아침이 있는 같은 하늘아래 다른 세계로 돌아온 기분이다.
지옥은 사후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천국도 마찬가지고, 온갖 다양한 생명체들이 꿈틀대고 욕망을 좇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은 교과서와 학교가 가르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의 실체가 그때의 보임이 예전과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