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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도종환-
선긋기
2019. 2. 12. 10:49
화 -도종환-
욕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 던지지 못하고
분을 못이겨 씩씩거리며 오는데
들국화 한무더기가 발을 붙잡는다...
조금만 천천히 가면 안되겠냐고
고난을 참는 것보다
노여움을 참는 게 더 힘든 거라고
은행잎들이 놀란 얼굴로 내려오며 앞을 막는다
욕망을 다스리는 일보다
화를 다스리는게 더 힘든 거라고
저녁 종소리까지 어떻게 알고 달려오고
낮달이 근심 어린 낯빛으로 가까이 온다
우리도 네 편이라고 지는게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