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자유시 -김광규-

선긋기 2018. 12. 6. 00:27

자유시 -김광규-

시를 어떻게 만드는가
그것은 자유다
다만 종이에 써서...
누구에겐가 보여 주고
발표해야 한다
그러면 그것은 시다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고
책상서랍에 넣어 둔 것은
시가 아니다

마음껏 발효할 수 없을 때
좋은 술은 익을 수 없어
몇 푼 안 되는
원고료를 받아
마시는 술은 피처럼
진하지도 않고
깊은 향기도 없다
(자유시는 그러므로
자유로운 시도 아니고
자유에 관한 시도 아니다)

다만 여기에 세금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