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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냐 꽃이냐 -김준태-

선긋기 2020. 8. 9. 15:15

불이냐 꽃이냐 -김준태-

어떤 사람은 불의 길을 가지만
어떤 사람은 꽃의 길을 간다
어떤 사람은 불을 역사라 말하지만
어떤 사람은 꽃을 역사라 말하고
어떤 사람은 아우성의 길을 가지만
어떤 사람은 노래의 길을 간다

너희여 참 삶이란 불이냐 꽃이냐
사랑의 참 길이란 불이냐 꽃이냐
불은 밤의 어두움을 밝히지만
꽃은 낮의 어두움을 밝힌다
불이 피 묻은 칼을 녹여버릴 때
꽃은 피 묻은 칼을 닦아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불의 길을 가지만
어떤 사람은 꽃의 길을 간다

어떤 사람은 아우성의 길을 가지만
어떤 사람은 노래의 길을 간다
어떤 사람은 아우성과 노래의 길을 한꺼번에 간다
어떤 사람은 불과 꽃의
길을 한꺼번에 한꺼번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