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내리면서..
커피를 내리는 시간...내 형편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여서일까...컵 2개 깨먹고 작은 잔을 두 개 꺼내서 5잔을 내려 종일 나눠 마신다. 진하게 연하게 뜨겁게 차갑게....
까대기로 뭉쳐 아픈 근육은 처박혀 자면서 게으름이었더니 풀어져 좋아졌고, 꿈에서는 죽을 병에 걸리기도, 헤어진 옛 애인이 다시 나타나서는 들러붙고, 인생의 아쉬

웠던 선택지가 떠올려지고...꿈이니까....하늘도 날고 죽였다 살렸다...제멋대로 꿈은 이뤄진다.
고소를 해대며 저녁마다 지저분한 문자질을 보내던 놈에게 그러다 내 손에 죽는다고 했더니 자살했다는 소식에 한 짓 되갚아줄게 남았는데 죽어버리면...뒷정리나 잘 하고 죽던지...2년 넘게 재판해서 대법원 파기환송되어서는....뭐 그런 씨발놈이....짜증이나는게...
그럴 나이가 된건가...고깃덩이마냥 차가운 냉장고에 넣어졌다 700°c 로 두어 시간 태워져서 한줌 재로 항아리에 담아지는 인생의 끝에 무덤덤해지고...살아남은 것들의 극악스런 다툼 속셈 계산에 익숙해지는...
야간대학 편입 레포트 시험 영어번역 석사논문을 똥물이 섞였다고 닦달하던 년도, 재산정리해서 나눠줬더니 다 처먹겠다 덤비는 멍청한데 그런 계산은 잘 돌아가는 놈도, 밥을 먹는지 아픈지 남보다 못한 종자들로 민낯 속곳 바닥을 드러내서...그걸로 끝이구나 마음정리를 하고...
주둥아리에 걸레를 물고 술자리 뒷방에서 험담을 해대는 지역신문 늙은 놈도 이런 새끼하고 수십 년 연락을 하고 살았던게....지역운동이라는게 눈 먼 돈 보조금 지원금 줏어먹는 패거리 정치 운동인지...거지새끼들마냥 챙겨줘서 배때아지 부르면 같은 편이고, 아니면 떼로 몰려다니며 패악질로 단체를 팔아 먹고 사는 종자들도 역겹고...
소주 한잔도 뭐가 있어 보여야 사는거구나...그마저도 처지가 달라지면 바쁜거고...동창 몇 명 선후배 겨우 연락을 나누고...
변호사 타이틀에 꼬박 존댓말을 두 손으로 술따르라 시비걸던 양아치에 순대국집 같은 인심이 낯설지도 않고, 지게차 트럭 까대기 밑바닥 인생들 꼬라지도...사회군대 짬밥 서열을 매겨 노동착취 개념도 없는 종자들도...
민족해방 노동해방 계급혁명을 읽고 떠들며 짱돌 화염병을 던졌던 스무살이었는데 빠들 문민정치 개혁이란게 달라진게...더 심화된 계급 계층 사회인데...자식농사에 투기자본 권력 출세를 검찰개혁 법치로 권력투쟁이고...저게 나랑 뭔 상관일까 싶은게...
주변정리가 되어서는....
환자 배를 가르고 뼈를 잘라 살을 헤집는 의사, 개이름 부르듯 몇 년 철창에 가둬놓으라 명령하는 사람백정이 남의 인생 망치고 신세조지는 것에 무뎌져 사람인지 개 짐승인지 아랑곳하기나...
늦어도 중, 고생 애새끼는 있을 나이에 이르러서...무항산 무항심 내가 춤출 수 없는 혁명은 내 혁명이 아니다고...인간관계를 재구성하고 재정립해서는 남은 선택지를 줏어놓고 챙기겠다 애 새끼 낳고 키우는 장래희망으로 I have a dream 모색 궁리하며 애쓰는 인생의 어느 한 철...
우스운데 웃을 수 없는 연극같은.....강한 놈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놈이 강하다던가...진화심리학 이기적유전자 대중심리로 읽었던...
짜장라면은 모두 끓여먹었으니 신라면 끓여서 김치에 밥 말아먹고 책보다 졸리면 또 자야지....인생이 거창한게 아니라 소소하게 구질구질한게...뭐 사는게 그런가 아니겠어...새삼스럽게 청승떨 것도 없고...
소고기 차돌박이에 소주 한잔이 땡기는데...누가 불러내주면...흐뭇한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