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30분
어디를 다녀올까 망설이다 말았는데, 여름이 가기 전에 아는 사람 적은 동네에 사는 만난지 오래된 누구를 만나러 다녀올까...
작은 바닷가 낚시배 일이나 거들며 따놓은 선박 자격증 경험을 좀 쌓을 데가 있으려나...
마누라 애인도 없이 사니 미용실, 고시식당 아가씨한테 쉬는 날 언제냐고 수작을 걸어볼까, 아니면 좀 쪽팔리고 마는거고...그게 여자가 먼저 좋다고 해야 수월한건데...
며칠 시험볼 거 좀 들여다보고...가을에 치룰거랑...내년 내후년 거 틈틈이 봐둬야 몰아칠 때 편할거라서...
냉동창고 반장이랑 지게차 애랑 가끔씩 연락을 주고 받으니 알바 자리라도 연락이 오면...아니면 또 어디 열악한 밑바닥 애들 몇 명 더 익히며 얼마 벌어오고...
영어팔이가 안 구해지니...책 볼 시간이 더 나을려면...
허상 환상 온갖 잡소리에 혹하지는 않는데...짧은 인생이 너무 멀리 왔고...문학적인 sentimental은 여전히 영악스럽지 못한 주변머리인게...
아무 동네나 가서는 어느 학교에 근무하는 선배를 불러내서....그런 낭만이 지나버렸고....
무항산 무항심...뭘 하든 통장이 얼마라도 채워져야...
바짝 몰아쳐 읽어야는데....무슨 배짱으로 게으름인지...패턴은 뻔하니...종일 세끼니 식곤증으로 먹고 잤더니...몸도 머리도 맑은 새벽 2시 30분...생산수단을 몇 개 더 줏어놓고 만들 때까지는 새벽에 자주 깨워있을거고...
서너 시간 읽다가 고시식당 아침 먹으러 가야겠다.
어떤 마을 -도종환-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개울물 맑게 흐르는 곳에 마을을 이루고
물바가지에 떠 담던 접동새 소리 별 그림자
그 물로 쌀을 씻어 밤짓는 냄새 나면
굴뚝 가까이 내려오던 밥티처럼
따스한 별들이 뜬 마을을 지난다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