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찬밥 -문정희
    좋아하는 시 2022. 5. 15. 15:27

    찬밥   -문정희-

    아픈 몸 일으켜 혼자 찬밥을 먹는다.
    찬밥 속에 서릿발이 목을 쑤신다.
    부엌에는 각종 전기 제품이 있어
    일 분만 단추를 눌러도 따끈한 밥이 되는 세상
    찬밥을 먹기도 쉽지 않지만
    오늘 혼자 찬밥을 먹는다.
    가족에겐 따스한 밥 지어 먹이고
    찬밥을 먹던 사람
    이 빠진 그릇에 찬밥 훑어
    누가 남긴 무 조각에 생선 가시를 핥고
    몸에서는 제일 따스한 사랑을 뿜던 그녀
    깊은 밤에도
    혼자 달그락거리던 그 손이 그리워
    나 오늘 아픈 몸 일으켜 찬밥을 먹는다.
    집집마다 신을 보낼 수 없어
    신 대신 보냈다는 설도 있지만
    홀로 먹는 찬밥 속에서 그녀를 만난다.
    나 오늘 세상의 찬밥이 되어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 -문정희-  (0) 2022.05.15
    위험한 술집 -문정희-  (0) 2022.05.15
    풍선노래 -문정희-  (0) 2022.05.15
    빈둥빈둥 -문정희-  (0) 2022.05.15
    나의 아내  (0) 2022.04.09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