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침 -문정희-
두려움에 갇힌 역병의 시대
수도승 같은 창녀 같은
그리움으로
뭐지! 뭐하는 거지!
산다는 것?
내가 나에게 묻는다
희망과 절망의 끝의 끝에 솟은
빙침(氷針)
내가 나를 쑤시는 빙침으로
결국 또 시를 쓰는 것인가
저 원숭이는 어디로 보내고?
내 어깨에 냉큼 올라탄
아무리 달래도 내려가지 않는
무위와 슬픔
이빨과 이빨 사이로 퍼져가는
덧없음의 균
역병보다 두려운 불안으로
내가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뭐지? 뭐하는 거지?
산다는 것?'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브호텔 -문정희- (0) 2023.01.08 늙은 코미디언 -문정희- (0) 2023.01.08 박노해 시 (0) 2022.12.22 등 뒤의 그대가 있어 -박노해- (0) 2022.12.18 이유 따윈 -박노해- (0) 202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