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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날이 와요 -박노해-
    좋아하는 시 2022. 5. 27. 11:38

    새날이 와요​   -박노해-

    ​태양은 둥글고
    지구는 둥글어요

    ​계절은 둥글고
    인생은 둥글어요

    ​산 것은 죽은 것에서 나오고
    죽음은 산 것에서 나오죠

    ​살아있는 모든 것은
    동그란 길로 돌아 나와요

    ​편리하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나빠지고 퇴화되는 게 있어요

    ​새로 얻어지는 것이 있으면
    잃어버리는 귀한 것이 있어요

    ​급하게 성장하고 진보하면
    부실하고 파괴되는 게 있어요

    ​잊지 마요
    하늘도 지구도 인생도
    동그란 길이라는 것을

    ​쉽게 달관하지 말고 비관하지 마요
    지금 잘나간다고 자만하지도 말고
    거듭 실패했다고 좌절하지도 마요

    ​좋고 나쁜 것들을 다 품고
    태양은 떠오르고 별은 총총히 빛나요

    ​영원의 시간을 담은 하늘빛 눈동자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지켜보고 있어요

    ​난 지금 저기서 걸어오고
    저기 저 앞에 서 있네요

    ​새날이 오고 새 빛이 와요
    질 것은 지고 올 것은 와요

    ​뒤를 돌아보면서 동그란 길을 가요
    힘겨운 날을 걸어 빛나는 길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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