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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므로 슬프지 않다 -박철-좋아하는 시 2018. 12. 9. 05:28
슬프므로 슬프지 않다 -박철-
슬픔을 노래할 때 희망은 메아리 친다
희망은 울려 퍼진다 스피커는 찢어진다
슬픔에 대해 노래하라 ...
손에 핸드마이크를 하나씩 움켜쥐고
골목골목 한낮의 단잠을 깨우며
떠들어라 이제 슬프므로 언젠가는 슬프지 않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표를 받으며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호각을 불며
탑골공원 벤치의 뒷자리에서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라
기도하지 마라 노래하라 슬픔에 대해
즐겨라 슬픔, 안아보자 슬픔, 뒹굴자 슬픔
날이 새도록 잇몸 부르트도록 온 몸으로
맨몸으로 태워라 슬픔 태워 버려라
어깨동무를 하고 마당을 돌며 재잰잰잰
놋쇠 찢어지도록 놋물 흐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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