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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소주를 마시고 보낸 섣달 그믐날 밤, 새벽 4시에 눈이 떠진다. 같이 떡국을 먹고 시끌벅적한 명절이 스무살 이후 몇 번이나 있었나...일가를 형성하면 다르려나...어제와 오늘...다를게 뭐라고...
라면에 소주 마시며 군중, 권력, 사상을 떠드는 것도 우스울거고...현장에 없는...현장을 모르는 노조 탄압...소리들도 우스운...
미워하고 증오하는 인간을 더 확실하고 분명하게 미워하고...좋은 사람하고는 좋은 한 해가...내 머리로...몸뚱아리로...벌어..읽고...시험봐서 줏어놓고 만들어 변하고 바뀌는...노력한만큼...열정만큼 이뤄지고...통장 잔고가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노래같은 키 크고 참한 여자를 만나 애 낳고 키우는 일가를 형성하기를...내 잔이 넘치나이다...통장 잔고가 넘쳐나기를...밥벌이 돈벌이에 좀 더 덜 지랄같은 종자들을 겪기를...사람을...가야할 데를 더 가려서 만나는 분별있는 일상이기를...
이 정도면 행복한 한 해일거 같은데...터무니없는 허무맹랑한 요행을 바라는게 아니라 내 노력만큼....열정만큼....바램만큼...이뤄져도 괜찮은...어제와 다를게 없는 설날 새벽...산에 올라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쳐다보는 것보다 줏어놓을 책 보는게 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현실을 직시하는...
괜찮다...괜찮다...중얼거림을 그만해도 되는 한 해가 되기를...'일상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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