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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인생 -정연복-좋아하는 시 2018. 12. 23. 16:11
누룽지 인생 -정연복-
냉동실에 오랫동안 두었던
찬밥 덩어리를 꺼내보니알알이 흩어지는 꼴이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프라이팬에 덜어놓고
주걱으로 꼭꼭 눌렀더니조금씩 본래의
밥으로 되살아난다.프라이팬을
계속 뜨겁게 달구면서몇 분 간격으로
앞뒤로 서너 차례 뒤집으니점점 노르스름해지면서
맛깔스러운 누룽지가 되었다.인생살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살아가다 보면 맥없이
주저앉아 있을 때도 있고살맛이 영 나지 않아
차라리 죽고 싶을 때도 있지만고통의 불길을 통과하면서
오히려 생명의 기운이 회복되리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