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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연 -도종환-
    좋아하는 시 2019. 2. 18. 07:13

    사연 -도종환-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때도
    해초 그 깊은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게 있습니다.

    들에피는 꽃들도,
    언덕을 넘어가는 바람도,
    부딪히는 파도도,
    서쪽하늘로 넘어가는 노을도.
    그렇게 말못할 사연 한 가지씩 있습니다.

    한 평생을 살아도
    말 못할 사연 한 가지씩 있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내 사는삶이
    봄.여름.가을.겨울을 닮은듯 합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사연 하나씩 가지고 가듯.
    내가 지나온 시간들속에
    사연 하나씩 가슴에 품고 옵니다.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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