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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산에 -박노해-좋아하는 시 2020. 7. 13. 15:17
검은 산에 -박노해-
큰 산불이 나고
검은 바람이 불고
잎새도 가지도 둥치도 타 버린
참혹한 빈 산에
검은 산에
아 그래도 뿌리는 살아
불탄 몸 쓰러져도 새근새근 살아
여린 싹을 내 밀고 있었습니다
빛나던 꽃도 열매도 아닌
희망이던 가지도 둥치도 아닌
잊혀진 땅속의 씨알 뿌리들만이
타버린 한 시절의 몸을 껴안고
조용히 푸른 싹을 피워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일어서 고개 들어보면 절망이지만
허리 숙여 들여다보면 희망입니다'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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