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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김광규-
산비탈에 비를 맞으며
소가 한 마리 서 있다
누군가 끌어가기를 기다리며
멍청하게 그냥 서 있다
소는 부지런히 많은 논밭을 갈았고
소는 젖으로 많은 아이를 길렀고
소는 고기로 많은 사람을 살찌게 했다
도살장으로 가는 트럭 위에
소들이 가득 실려 있다
죽으러 가는지를 알면서도
유순하게 그냥 실려 있다
소들은 왜 끌려만 다니는가
소들은 왜 죽으러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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