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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새벽 -박노해-좋아하는 시 2018. 12. 7. 11:27노동의 새벽 -박노해-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새벽 쓰린 가슴 위로차거운 소주를 붓는다아이러다간 오래 못 가지이러다간 끝내 못 가지설은 세 그릇 짬밥으로기름투성이 체력전을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이 전쟁 같은 노동일을오래 못 가도끝내 못 가도어쩔 수 없지탈출할 수만 있다면,진이 빠져, 허깨비 같은스물아홉의 내 운명을 날아 빠질 수만 있다면아 그러나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지죽음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이 질긴 목숨을,가난의 멍에를,이 운명을 어쩔 수 없지늘어쳐진 육신에또다시 다가올 내일의 노동을 위하여새벽 쓰린 가슴 위로차거운 소주를 붓는다소주보다 독한 깡다구를 오기를분노와 슬픔을 붓는다어쩔 수 없는 이 절망의 벽을기어코 깨뜨려 솟구칠거치른 땀방울, 피눈물 속에새근새근 숨쉬며 자라는우리들의 사랑우리들의 분노우리들의 희망과 단결을 위해새벽 쓰린 가슴 위로차거운 소주잔을돌리며 돌리며 붓는다노동자의 햇새벽이솟아오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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