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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지식인들에게 -마광수-좋아하는 시 2021. 5. 16. 19:38
엉거주춤 발가벗는 척 하지만 말고
홀라당 시원하게 빨가벗고서
너희들 마음 속 위선을 털어버려라
모든 사람들에게 가식적
시민의식의 구성원이 되라고 강요하지 말아라
귀족적인 사치와 쾌락에의 욕구가 숨어 있는
너희들 가슴 속 욕망을 활짝 펼쳐보여야 한다
지배계급에 대한 적의(敵意)와 투쟁은
그들이 누리는 쾌락에 대한 선망(羨望)일 뿐
숭고한 평등의식의 소산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여인들의 거칠고 투박한 손만이
아름답다고 외치는 민중적 위선을 털어버려라
여인의 희고 가는 손과 길디긴 손톱이
네 가슴을 쓸어내릴 때 맛보는 쾌락을 숨기거나
손가락질하며 힐난하는 가식덩어리들이여
어서 가자, 야하고 솔직한 장미여관으로'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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