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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크는가 -박노해-좋아하는 시 2021. 8. 14. 17:46
사막에서 새 풀을 찾아
쉴새없이 달리는 양들은
잠잘 때와 쉴 때에만
제 뼈가 자란다
푸른 나무들은
겨울에만 나이테가 자라고
꽃들은 캄캄한 밤중에만
그 키가 자란다
사람도 바쁜 마음을 멈추고
읽고 꿈꾸고 생각하고 돌아볼 때만
그 사람이 자란다
그대여, 이유 없는 이유처럼
뼈아프고 슬프고 고독할 때
감사하라, 내 사람이 크는 것이니
힘들지 않고 어찌 힘이 생기며
겨울 없이 어찌 뜨거움이 달아오르며
캄캄한 시간들 없이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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