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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백산행
    좋아하는 시 2025. 1. 8. 05:58

    태백산행  -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매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일곱 살이야 열아홉 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홀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은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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