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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안개 -신경림-
    좋아하는 시 2023. 2. 11. 05:17

    새벽 안개  -신경림-

    사랑을 배우고
    미움을 익혔다
    이웃을 만나고 동무를 사귀고
    그리고 더 많은 원수와 마주쳤다
    헛된 만남 거짓 웃음에 길들여지고
    헤어짐에 때로
    새 힘이 솟기도 했으나

    사랑을 가지고 불을 만드는 대신
    미움을 가지고 칼을 세우는 법을
    먼저 배웠다
    법석대는 장거리에서
    저무는 강가에서

    이제 새롭게 외로움을 알고
    그 외로움으로
    노래를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 노래로 칼을 세우는 법을 배우고
    그 칼을 가지고
    바람을 재우는 법을 배운다
    새벽 안개 속에서
    다시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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