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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을 생각하며 -이승훈-좋아하는 시 2018. 12. 25. 00:31
춘천을 생각하며 -이승훈-
속물이 다 된 내가 대견하다 오오 고맙고 고맙다
오늘 저녁에도 고맙다 내가 춘천에 산다면 이런 저녁이면
안개 속을 헤매리라 춘천엔 안개가 있고 춘천은 춥고 ...
난 황량한 석사동에서 겨울 저녁이면 버스를 타고
싯벌건 노을을 향해 떠나리라춘천은 내 고향 그러나 한 번도 따뜻하지 않았다
이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 문제다
어린 시절 가정 문제고 젊은 시절 내면 문제고 30대에
나를 휩쓸고 간 안개 같던 여자 문제지만 개인 문제를
이런 자리에서 말하는 건 피해야 한다오늘도 가을이다 흐린 가을 언제나 춘천은 흐린 가을
여자 문제로 아내와 싸운 것도 흐린 가을 둑길에서다
춘천에서 나는 정신의 한량, 추억의 백수, 어두운 시를 쓰던
우수의 건달, 그러나 이젠 속물이 다 된 내가 대견하다
이젠 속물이라도 되었으니 잘 된 일이다 할 말은 많지만
여기서 끝내자'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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