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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반기룡-
한 해를 조용히 접을 준비를 하며
달력 한 장이 물끄러미 내려다본다며칠 후면 세상 밖으로
사라질 운명이기에 더욱 게슴츠레하고
홀아비처럼 쓸쓸히 보인다
다사다난이란 단어를 꼬깃꼬깃
가슴속에 접어놓고아수라장 같은
별종들의 모습을 목격도 하고작고 굵은 사건 사고의 연속을
앵글에 잡아두기도 하며허기처럼 길고 소가죽처럼 질긴
시간을 잘 견디어 왔다
애환이 많은 시간일수록
보내기가 서운한 것일까아니면 익숙했던 환경을
쉬이 버리기가 아쉬운 것일까
파르르 떨고 있는 우수에 찬 달력 한 장
거미처럼 벽에 바짝 달라붙은 채
병술년에서 정해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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