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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색 -손택수-
산등성이의 신록이 등성이 너머로 번진다
산빛이 산을 벗어나서
공제선 너머...
무한으로
산을 넘치게 하는 것 같다
번지는 산빛으로 하여 산이 흔들흔들
표나지 않게 움직인다
저 색을 뭐라고 불러줘야 하나
능선 밖으로 뿜어져나오는 색,있는데
틀림없이 없는
저 빛깔,
튓마루 끝에 나앉아 해종일
앞산을 보고 있던 노인의 말년이 마냥
적적키만 한 것은 아니었겠다
가만히 앉은 채로 저를 넘어가는
넘어가는
산빛
노인이 묻힌 산 그림자가 들판을 건너온다
혼자 남은 내가 산등성이를 더듬듯이
떠나온 들판을 쓰다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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