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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비권 -송경동-
열여섯 공순이로 시작해
그는 세 번의 감옥을 살았다함께 구속되었던 김 아무개는
지금은 3선 국회의원이 되었고
어떤 이는 변호사가
어떤 이는 교수가
또 어떤 이는 미국계 회사 한국지사장이 되었다마지막 감옥을 살고 나온 후
기다리고 있던 후배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견해가 다르다며
선진노동자회를 꾸려 나갔다마흔여섯 외톨이가 된 그는
네 번째의 감옥생활에 들어갔다
이번엔 누가 잡아넣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들어갔다땜통도 소지도 흑수정도 없는
조용한 반지하 월세방
그는 이제 그곳에서
세상에 대해 묵비하겠노라고 한다'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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