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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도종환-세상의 문이 나를 향해 다 열려 있는 것 같지만막상 열어보면 닫혀 있는 문이 참 많다방문과 대문만 그런 게 아니다자주 만나면서도 외면하며 지나가는 얼굴들소리 없이 내 이름을 밀어내는 이데올로기들편견으로 가득한 완고한 집들이 그러하다등뒤에다 야유와 멸시의 언어를소금처럼 뿌리는 이도 있다그들의 문을 열 만능 열쇠가 내게는 없다이 세상 많은 이들처럼 나도그저 평범한 몇 개의 열쇠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그러나 두드리는 일을 멈추진 않을 것이다사는 동안 내내 열리지 않던 문이나를 향해 열리는 날처럼 기쁜 날이어디 있겠는가 문이 천천히 열리는그 작은 삐걱임과 빛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소리희망의 소리도 그와 같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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