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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피는 꽃 -도종환-
    좋아하는 시 2019. 3. 8. 10:51
    다시 피는 꽃 -도종환-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저를 살게 한 강물의 소리 알아듣고
     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 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제가 뿌리내렸던 대지의 목소리 귀담아듣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
     깨끗이 버리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꽃)(꽃)(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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