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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문정희-
가령 강남 어디쯤의 한 술집에서
옛사랑을 다시 만나
사뭇 떨리는 음성으로
"그동안 너를 잊은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면
그것은 참말일까
그 말이 곧 거짓임을 둘 다 알아차리지만
그 또한 사실은 아니어서
안개 속에 술잔을 부딪칠 때
살아온 날들은 거짓말처럼
참말처럼 사라지고
가령 떠내려가 버린 그 많은 말들의 파도를
그 덧없음을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
그때 우리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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