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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 감옥 속 -마광수-좋아하는 시 2019. 8. 18. 09:39가을 비 감옥 속 -마광수-
한 평짜리 독감방 감옥 속에 앉아
늦가을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짭쪼롬한 감상을 즐기기엔
내 신세가 너무 처량하고
억울한 구속에 분노하기엔
빗소리가 너무나 달콤하다
감옥 안은 꼭 자궁 속 같이 작고 음산한데
아니면 무덤속 작은 관같이 어둡고 침침한데
그리워할 여인 하나 없이
이 그로테스크한 고독을 때워 나가야 하는
인생의 어이없는 불가사의여 !
빗소리는 더욱더 섹시하게만 들려
으스스 요염무쌍한 처녀귀신이라도 나타날 듯한 분위기인데
좌우를 둘러봐야 플레이보이 잡지 한 권 없고
이십촉 형광등만이 바보같이 청승맞게 높푸르구나'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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