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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법정 -마광수-좋아하는 시 2019. 8. 18. 09:36사라의 법정 -마광수-
검사는 사라가 자위행위를 할 때
왜 땅콩을 질(膣) 속에 집어 넣었냐고 다그치며
미풍양속을 해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하고
재판장은 근엄한 표정을 지어내려고 애쓰며
피고에게 딸이 있으면 이 소설을 읽힐 수 있겠냐고 따진다
내가 '가능성'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을까
또 왜 아들 걱정은 안 하고 딸 걱정만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왼쪽 배석판사는 노골적으로 하품을 하고 있고
오른쪽 배석판사는 재밌다는 듯 사디스틱하게 웃고 있다
포승줄에 묶인 내 몸의 우스꽝스러움이여
한국에 태어난 죄로 겪어야 하는 이 희극이여'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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