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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들 파업
    사회 정치에 관한 2020. 8. 29. 15:23

    의사들 파업에 이런저런 의견 주장을 보고 있자니 90년 국립사대 의무발령 위헌 결정 후에 다른 집회에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던 사람들이 집화에 나오던 기억이 떠올려진다.

    니들까지는 발령을 내주겠다 무책임한 공무원 말에 일희비하며 태도가 달라지던 풍경,

    쟤들은 발령만 내주면 얌전히 고분고분해지는 애들이구나 의아했던...쓸데없이 진지했던 스무살이었을려나....다른 일에 아랑곳없다가 선생 못하게 되면 거리로 뛰쳐나오겠지만...선생이 짤릴 일은 거의 없으니...

    저런 애도 선생이라고, 무슨 직업이라고 저런 모습을 보이는구나...그래서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고 맑스가 말했겠지...

    오지랖이 좋았던가...투쟁 혁명가가 되고 싶었을까...아무 집회에 끼여서 돌멩이 화염병 던지던 또라이보다 나은건데...

    편의점 지게차 까대기를 1년 여 하고나서는...참 이상하게 살았었구나 싶은게....먹고 사는게 저런데...무슨 달나라 생명체같은 사고를 했을까...깝깝스럽고 한심한 지난 세월이란게...

    모든 혁명은 나랑 무관하지 않다던 인간은 누구였더라...내가 춤출 수 없는 혁명은 내 혁명이 아니고 무항산 무항심으로 찌그러져 처박혀 지내니...귀신 씨나락 같은 소리라고 비웃을 소리를 떠들고 살았던게...누가 알아준다고...뭘 위해서...밥벌이나 신경쓸것이지...남의 일에...헛되고 헛된 어리석은 세월들을 허송세월로 낭비하여 흘려보내고는....

    모든 밥그릇 싸움은 그럴싸한 명분에 번드르한 미사여구로 진지하게 떠드는 공통 보편적 풍경, 남의 일이 아니라 제 밥그릇 지키겠다는 악다구니를 이기적이다고 비난할 것도 없고...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는 90년대였었나...저 싸움도 뭉쳐지는게 얼마 못 갈것 같은데...삭발 분신 할복 투쟁은 아니겠고...백골단에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는 구경도 없겠고...

    싸움질은 화염병 짱돌 쇠파이프에 파출소 불싸질러 버리고, 대가리 터져 잡혀가서 구속되고...그래야 재밌는데...파업 파업 총파업...메스를 휘두르며 경찰 해부해버리는 투쟁도 아니고...진료거부 투쟁...흰가운 입고 메스 휘두르며 가두 투쟁하면 좀 볼만할지도...

    의사들이 지는 투쟁이 아닐까 싶은데...모든 투쟁은 나랑 무관하게 살지만...밥그릇 투쟁이 가열차서 사회가 멈춰 마비되면 의사들이 승리할려나...그냥 observer일 뿐이니...

    내가 쓸 자서전에는 -마광수-

    내가 쓸 자서전에는
    누구의 자서전처럼 고생 끝의
    성공 자랑으로 가득차 있지도 않고

    누구의 자서전처럼 똥도 안 누고
    섹스도 안 할 것 같은 사람이
    있지도 않을 것이다

    내 자서전에는 독자들은
    너무나 고상한 지식인 사회에
    섞여 살며 힘들어 했던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슬퍼하는 사람과

    으리으리한 교회 앞에서
    구걸하는 걸인을 보고
    가슴 먹먹해 하는 사람과

    사람은 누구나 관능적으로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또한 그것으로 너무나 불이익을 당했기에
    과거의 집필생활을 후회하는 사람도
    독자들은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쓸 자서전에는
    나의 글쓰기는 이랬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장면이 담겨 있을 것이다

    우선 손톱 긴 여자가 좋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고
    그리고 야한 여자들은
    못 배운 여자들이거나 방탕 끝의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여자여야 했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라는 즐겁지 않았어야 했다고
    권선징악으로 끝을 맺는
    소설 속 여자여야 했다고

    나의 고된 삶 속에서
    그나마 한 줌 상상적 휴식이 되어주었던
    그녀와 나의 잠자리가
    타락이었다고 그래서 반성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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