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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곱구나 -이용악-좋아하는 시 2019. 1. 27. 10:52
하늘만 곱구나 -이용악-
집도 많은 집도 많은 남대문턱 움 속에서 두 손 오구려 혹 혹 입김 불며 이따금씩 쳐다보는 하늘이사 아마 하늘이기 혼자만 곱구나
거북네는 만주서 왔단다. 드터운 얼음장과 거센 바람 속을 세월은 흘러 거북이는 만주서 나고 할배는 만주에 묻히고 세월이 무심찮아 봄을 본다고 쫓겨서 울면서 가던 길 돌아왔단다.
띠팡을 떠날 때 강을 건널 떼 조선으로 돌아가면 빼앗겼던 땅에서 농사 지으며 가 갸 거 겨 배운다더니 조선으로 돌아와도 집도 고향도 없고
거북이는 배추 꼬리를 씹으며 달디달구나 배추 꼬리를 씹으며 꺼무테테한 아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배추꼬리를 씹으며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누
첫눈 이미 내리고 이윽고 새해가 온다는데 집도 만흔 집도 많은 남대문턱 움 속에서 이따금씩 쳐다보는 하늘이사 아마 하늘이기 혼자만 곱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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