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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영장이 늦게나와 공군을 지원해서 특기교육 받고 자대배치 받으니 스물여섯이었는데,
소대 1년 고참새끼가 시도때도 없이 갈구고, 동갑 소대장 놈은 하사 병장이 다투는데 엄한 나를 불러 때리곤 하길래,
근무 하번하고 쉬지도 못하게 군대축구에 동원하니, 운동화 대신 군화를 신고 나가서 갈구던 고참놈 뒷대가리를 겨냥해서 찼더니 연달아 두 번이나 뻑소리가 나며 정확하게 꽂히는 거였다.
수비 공격하는 척 소대장 정강이를 열 댓번 까버렸더니, 경기 끝나고 시퍼렇게 멍든 다리를 보여주는데, 개새끼 확 분질러 버릴걸 싶은게,
옆 기상대 작전장교가 다른 사대 수학과를 나왔다고 소대에 찾아와서 소대장을 갈궈준 이후로는 때리는 건 없어졌고, 축구하며 부린 꼬라지로 건들지는 않는데 성질 좆같은 놈으로 여겨 매일처럼 붙어사는 소대원들과 좀 불편했었다.
사회는 다를까, 온갖 다양한 군상들이 제각각으로 살아가는 일상에서 스물 여덟에 제대하니 국가부도가 났었던 98년 3월이 문득 떠오르는 12월의 첫날밤이다.'일상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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