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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리에서 -김사인-좋아하는 시 2020. 4. 20. 21:13
네거리에서 -김사인-
그럴까
그래 그럴지도 몰라
손 뻗쳐도 뻗쳐도
와 닿는 것은 허전한 바람, 한 줌 바람
그래도 팔 벌리고 애끓어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살닿은 안타까움인지도 몰라
몰라 아무 것도 아닌지도
돌아가 어둠 속
혼자 더듬어 마시는 찬 물 한모금인지도 몰라
깨지 못하는, 그러나 깰 수밖에 없는 한자리
허망한 꿈인지도 몰라
무심히 떨어지는 갈잎 하나인지도 몰라
그러나 또 무엇일까
고개 돌려도 솟구쳐 오르는 울음 같은 이것
끝내 몸부림으로 나를 달려가게 하는 이것
약속도 무엇도 아닌 허망한 기약에 기대어
칼바람 속에 나를 서게 하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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