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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릴 것 같은 날씨...일상에 대하여 2022. 12. 3. 03:02
축구때문에 안 잔게 아니라 초저녁에 한잔 마시고 잤더니 자정 전에 눈이 떠져서는...밤새 16강 진출을 응원했던 사람들 글이 올라오는데...
눈이 내릴 듯한 서늘한 공기, 분위기, 느낌이 일기예보 때문이 아니라 무릎으로 허리로 비 오는 걸 예감하는 공감각적인 동물적 본능이랄까...봄날 근질거리는 피부 근육에 꽃망울이 터지는...여름날 풀밭을 흔드는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 살갗을 스치는...책을 읽다 창밖을 바라보며 드는 이런저런 상념들 같은...그런 느낌을 만끽하는 여유가 없는 나날...
같이 영어선생 하며 애 낳고 살자던...몇 명 추억이 떠오르고...살갑게 손이라도 잡아주고...안아줄걸...그랬더라면 아쉬움...안타까움...
남편 주고 남은건지...생강편을 보내주겠다는 과동기뇬 문자탓일까...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은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일상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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