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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 단상
    일상에 대하여 2018. 12. 18. 09:29
    하루의 제일 맑은 정신은 푹 자고 일어난 순간이다. 제일 멍청한 때는 해질무녘 누구를 만나서 한잔할까, 지나가는 여자를 쳐다보며 어슬렁거리며 두리번거리는 시간인 것 같다. 별거 없는데, 힘들어봐야, 짜증난거 누구한테 풀어지지도 않는 것을 일찍 들어와 쉬다가 자면 그만인 것을.

    아침을 배불리 먹었더니 조금 멍청해진 느낌이다. 배가 좀 고파야 제대로 보이는 것일까,

    건너편 애들은 시도때도 없이 끙끙 앓는다. 낮걸이, 밤걸이, 모닝섹까지, 학생들인가, 방학해서 타락의 끝을 공유하는건가, 시간을 정해두고 앓으면 좋을건데, 기껏 앓아봐야 담배 피고 들어오는 시간 전후로 들려오니 10분을 못 넘기는 테크닉인데, 어려서 짧게 자주하는건가, 10분은 너무 짧지 않나, 한 시간은 아니여도 3~40분은 버텨야, 뭐 좋다고 감창이 복도를 울리니, 담배는 여자애만 피우는지, 마주치면 어둡고 퇴폐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말 걸기도 그렇고, 수고했다고 말이 헛나오면, 침묵은 금이다.

    눈이 온다는 재난문자였는데 잘못 온건가, 아직도 땀에서 안 좋은 쉰내가 난다. 한 2년 매일 마셔대며 술에 쩔어 살았으니 찌들었던 것이 배어나오는 것이겠지.

    상황과 처지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태도가 낯설지 않고, 누가 뭐라 떠들든 먹고 사는 현실이 직시되어 나날이 realist가 되어간다. 괜한 기대와 환상을 품었던 것이 모든 불행의 근원이었다. 밤이 길어져 하루가 더 긴 느낌인데 배도 부르고 한숨 붙이고 움직일까, 겨울은 따뜻한 방바닥, 이불속 행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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