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4일째
    일상에 대하여 2018. 12. 21. 22:17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4일째,

    건강이 안 좋아 술을 안 마시겠다니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4일째, 그동안 뻔질나게 돌아다닌 탓일까, 잊혀진 사람처럼 존재감이 없다.  그 동안 무엇때문에 누구랑 그렇게 뻔질나게 싸돌아다니며 퍼마시고 다닌걸까,


    마누라 생일이라고 휴가를 내고, 통화하는 사람마다 취했거나 시끌벅적한 시끄러운 소음이다. 연말에는 처마시는게 연례행사인건가, 다른 행성에 사는 것마냥 밀린 방세와 밥벌이로 학원 수강을 할 돈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인데, 힘들다는 사람들은 왁자지껄 부어라 마셔라 들뜬 목소리들이다.

    오래 전에 연애할 때, 제가 번 돈은 한푼을 아껴 저축을 하고, 내 돈으로 먹고 마시고 계절마다 출근 정장에 화장품, 브라자 빤쓰까지 내 돈으로 사달래던 여자애가 어느 날은 연극을 보러 가는데 내 카드 번호를 불러달라길래 이년이 미쳤나 싶었다. 왜 니 카드를 놔두고, 내 카드를 불러달랴니 결혼한 다른 여선생들이 모두 그렇게 했다나, 그년들은 결혼해서 애 낳아주고 사니까 그런거고, 좁은 고시원에 사는 내가 그 짓까지 해줘야 되냐니 삐졌었나, 결제가 안 되었나 그랬었는데,

    공부만 했으면 싶어서 얼마 지원해달라니 방학마다 외국 여행을 다녀오던 애가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거였다. 이건 잘못된 연애구나, 이래서는 얼마 더 못가겠다 싶더니...

    이웃하고 싸움이 나고, 험한 일이 생기면 밤낮없이 전화질 해대던 가족들의 연락이 끊긴지 2년이 넘었다. 좋지도 않은 일에 끌어들여 사람을 들들볶아대다가 잘 되면 당연한거고, 잘못되면 남보다 못한 욕을 처해대는 피붙이가 그렇게 끊겼다. 내게 그런 의무가 있었을까, 하고 많은 자식 중에 왜 그런 짓을 내게 강요할까, 내가 힘들 때 전화 한 통화 없는 피붙이가 뭐라고, 누가 고마워할거라고, 죽을 때나 한 번 볼려나...

    동네 이런저런 일에 도와달라는 인간들도 몇 억을 벌게해줘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술 한잔으로 그때 뿐인 짓을 더 이상 해주지 않으니 데면데면하다. 호시탐탐 눈치를 보는걸 더 이상 들어주지 않을거라는 태도에 말은 못 꺼내고, 술도 같이 안 먹어주니 다른 분위기다.

    술 사겠다는 인간에게 나다닐 돈이 없어 못 나가니 술값 계좌로 보내라고 했더니 내 코가 석자라며 어이없다는 듯이 끊는다. 택시비가 더 나오는 동네에서 술값 보내라는게 이상한건가, 싸돌아다닐 여유가 없는데 술사준다고 멀리 오라면 취해서 사고나면 책임져줄 것도 아니면서 술사준다 멀리서 부르면 어쩌라는건가, 한푼이 아쉽고 힘드니 계좌로 보내주는게 술 사주는 것보다 더 나은거 아닌가,

    술이야 소주, 흑맥주 한병씩 사다가 몇 잔 섞어 마시고 푹 자면 그만인 것을, 멀리 오라해서 물고기 고기 안주에 시끌벅적한 술집에서 헤롱거려야 정을 나누는 것일까, 취해 돌아오는 길이 씁쓸하고 더 외로워지던데, 소주 한잔 사겠다는게...

    사상, 이념, 주의, 국가 사회 사람중심철학의 가치와 관점이 송두리째 바뀐 계제에 노동 민중 서민을 떠들어도 편의점 알바 새끼들이 어떠한지, 주인이 어떻고, 먹고 사는 사람들이 다르게 보이는데다 2시간만에 쭃겨난 노가다에 다친 팔꿈치는 인대가 아니라 염증이 생겨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데 밀린 건강보험료, 치료비가 얼마일까 망설이며 밤이면 아린 팔을 붙잡고 참고 지내는 힘든 시기를, 살다보니 병원비때문에 아픈 것을 참아야 되는 때를 겪는구나 한심하고 서글픈 12월,

    선거에 나온다며 별별걸 부탁하며 연락해대던 쓰레기 새끼는 막장 막말을 내뱉으며 고소고발에 콩밥을 들먹이며 사람새끼면 못할 소리를 문자질로 내뱉고,

    어떤 인생을 꿈꿔야 할까, 달라지지 않는게 이상한건데, 어디까지 얼마나 더 지독하고 모질게 바뀌어야 할까,

    사람이 힘들면 지나가는 개새끼도 무담시 짖고 지랄인게 세상 인심인데, 어떤 일상의 혁명, 변화를 바꿔낼려고 이렇게 아프고 힘이드는 것일까,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일건데 안 괜찮다...안 괜찮다...

    '일상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어가다 보면....  (0) 2018.12.22
    이틀 째 안 씻고, 나흘 째 안 나가는 중...  (0) 2018.12.22
    아침 단상  (0) 2018.12.18
    월요일 아침에..  (0) 2018.12.17
    나무들 비탈에 서다  (0) 2018.12.17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