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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째 안 씻고, 나흘 째 안 나가는 중...일상에 대하여 2018. 12. 22. 19:49
이틀을 안 씻고, 나흘 째 안 나가는 중...
반주로 마신 소주 몇 잔에 잠시 잠이 들어서 깨었더니 부재중 전화 한 통화, 술마시러 나오라는 술친구 전화에 늦고 씻지 않았다고 거절했다.
부어라 마셔라 흥청이는 연말, 불경기라는데 놀러다니고 먹고 마시는걸 보면 어느 시대나 힘든 놈만 힘들고, 늘 흥청인다.
왠만하면 연말까지 나다니지 않을 작졍이다. 나가는게 술처먹으러 나가는 일뿐이니, 불러주는 사람, 찾는 사람이 없이 외톨이로 지내는게 몸과 정신건강에 더 낫지 않을까,
다른 일을 해보려 비용과 시간을 계산하고, 돈 부탁할 데를 찾고 있다. 그 외에 모임이나 만남을 안 해볼 생각이다. 뚜벅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도, 버스 지하철의 사람처럼 스쳐지나갈 뿐이고, 얼굴을 아는 동네 사람, 어디에 살고 있는 누구, 안다고 모두 아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모습이기에 저만치 떨어져 친구 없는 아이마냥 다른 생각이다.
쌀쌀맞고 예쁜 여자를 아는 것보다 못생기고 보잘 것 없지만 나 좋다는 여자가 훨씬 나은 것인데, 예쁜 여자를 쫓아 괜한 헛물을 켜고 한심한 꼴을 당하고 사는 어리석음은 아니었을까,
어째 글이 헛나간다. 그만 끄적거리고 씻고 운동장을 뛰고 올까, 갈데 없는 아이처럼 처박혀 잠이나 잘까, 옆 건물 원룸에 남녀들이 무슨 잔치를 하나 시끌벅적인게, 눈빛 좋은 여자랑 조용히 소곤거리며 보내는게 좋지 않나,
괜히 나갔다 들뜬 거리에 초라해져 기분이 더 처지는 것 아닐까, 한동안은 친구없는 아이처럼 쓸데없이 나다니지 않고 조용히 처박혀 보내봐야지, 다른 사람의 하소연 푸념 말고, 내 처지와 상황을 공감하고 고민할 사람 말고는 왠만하면 움직이지 않을 작정이다. 사는 건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구질구질하고 시시콜콜한 구체적 일상의 혁명이 필요한 것이라서 내가 춤출 수 없는 혁명은 내 혁명이 아니다고 저만치 떨어져 좁고 줄여 처박혀 지내는 요즘이다.
뒷골목, 좁고 허름한 자취방, 허름하다....가장 적절한 단어인 것 같다. 허름한...'일상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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