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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고 앞 놀부에서 갈비탕을 먹으면서 즐겁고 편치않은 추억과 기억, 핸드폰을 명의이전 해달라고 찾아왔던 후배, 젊은 나이로 죽은 윤리선생이 떠올려졌다.
모든 것에는 본질과 욕망, 이면, 관점과 입장, 태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크고 작은 선택에 따라 다른 세계,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것일거다.
갈비탕 맛은 그대로인데 10년이 훌쩍 지났고, 선생들은 여전히 수다스럽고 학교 풍경은 여전하다.
봄이 다가오는 탓일까,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가슴이 쿵쾅거리며 눈을 반짝이는 어린 여자애들이 들이대는걸, 갈비탕 한 그릇도 지갑을 몇 번 만지작거리며 옛추억을 더듬으려 먹는 형편에 어울렁더울렁 놀아줄 사정이 아니라서 거절했다.
몇 시간의 외출 후에 돌아오면 한 두 시간은 멍때리며 감정을 정리하고 추스리다가 서너 시간 자고나야 몸도 마음도 회복된다. 처해진 상황과 위치가 다른 것을 내 것이 아닌 것인데 짜맞춰서는 불편하고 무의미하다.
오전에 강북 끄트머리와 영등포를 다녀와야 되고, 밤노가다를 나가야 한다.
스쳐가는 사람들에 낡은 건물로 자리잡은 풍경들이 달리 보일 때,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기운이 느껴지는 시원하면서 보드라운 바람의 느낌, 주체할 수 없이 들썩이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다른 입장 태도로 보여지니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이다.
내가 춤출 수 있는 일상의 혁명을 찾아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이리라.'일상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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