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이고,
부모형제를 만나면 죽여야 깨달음을 얻는다.

불경에서 읽었던 공부 태도와 마음가짐, 누군가가 써놓은 글의 의미가 느껴진다.
국정농단 사법농단 부역자들이 구속되어 수갑채워지고 포승줄에 묶여 망신을 당하고, 신세를 조져지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저 사람 배우자, 형제, 가족은 풍지박살나지 않고 멀쩡한가를 살핀다.
돈이 있고, 다른 권력이 남아 있어도 처지가 바뀌면 배신하고 태도가 달라지는 종자가 수두룩할건데, 보잘 것 없는 개인들이 구속되면 가족, 친구, 이웃들에게 외면당하고 버림받고 사회경제적으로 천길 나락으로 떨어져 회복이 쉽지 않고, 밑바닥에서 스스로 버티고 견뎌내며 일어나야 사람구실, 대접을 받고 사는 다른 세상을 겪게 되는 냉혹한 현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국가와 체제를 부정하고, 비판하면서 고소 고발에 구속시켜라 떠드는 모습, 부정한다는 것인가, 인정하고 수용하는데 그냥 막 내뱉고 지껄이는건가, 멀쩡한 것들인지 미친 또라이들인지 헷갈린다.
총칼을 안 든 전쟁터고, 마녀사냥에 몰려들어 길로틴에 목이 잘려 뒹구는 공포의 카타르시스를 즐기는 구경꾼들의 모습이 저런 풍경이 아닐까,
개인의 불행과 불안을 이용해서 먹고 사는 놈들은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알량한 법과 제도의 지식을 팔아 기생하면서 개폼을 잡으려는 얍쌉하고 뻔뻔한 낯짝을 감추지 않고, 돈벌이가 안 된다 볼멘소리인데 남의 불행과 불안을 번드르한 말로 먹고 사는 부끄러움과 염치는 없는 것일까,
비굴한 인생, 인생의 한 시절이 우울하고 비통한 계절이 지나갈 때, 드넓은 우주와 억겁의 시간에서는 찰나에 불과한 갠지스강의 모래알보다 작은 미미한 존재일건데, 땅 위에 발을 딛고 하늘을 우러러 보는 것도 벅찬 순간들이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가며 꽃이 피고 지고 또 피고 스쳐가는 군상과 인연들이 다르게 인식될 때, 불행과 불운과 다른 기회를 굳이 떠들 필요가 없는 관계들, 그걸 네가 알아서 뭐할거냐고 냉담해진다.
못할 소리를 내뱉고 남보다 못할거면 남보다 못한 취급을 해주는 것이고, 얍쌉하고 비굴하면 그에 맞게 대하면서 남은 선택지를 모색하고 궁리하여 일정을 조정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계획을 수정 변경하며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을 피해가며 번잡스런 불편한 술자리와 사람을 가려가며 버티고 견뎌내는 시간들, 때론 모질고 독해져도 될 나이에 이르러 다르게 보이는 풍경들, 이것 또한 지나갈 것이고 모든 것은 허무한 웃음같은 것이니...
고작 운동장 10바퀴를 뛰고나면 풀렸던 근육들이 다시 뭉치고 피곤해서는 졸음이 밀려와 정신없이 자고 일어난 새벽 3시 반, 시험일정을 살피느라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며 한 두시간을 소비하고, 커피를 내리고 아침은 뭘 해먹을까 궁리하면서 새벽 뒷산 한바퀴 돌고올까, 책을 읽을까, 멍때리는 즐거움을 한가롭게 만끽할까, 셋 다 해볼까,
선택지, 어떤 능력이 얼마만큼인지, 필요에 따라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대로....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