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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에 대하여 2018. 11. 21. 06:35
밤새 10시간을 일해서는 7만원을 받는 밤노가다, 주인은 난데 같은 알바가 왜 그러고, 어른한테 욕을 하는 건 잘못되었다는 할머니 사장, 그러면서도 오전 내내 전화를 안 받는다며 안절부절이더니 선생님이 그만둬야겠다고 미안하다 전화였다. 01학번이면 11살이 어린 놈인데, 못할 말을 내뱉으며 cctv 있으니 때려보라 약을 올리는데, 싸대기를 때려버릴까 충동을 겨우겨우 참았다. 상종하지 말아야 될 새끼구나, 평생 편의점 알바나 해먹고 살아라고 그만 마음을 정리했다. 사람이면 그러지 말아야할건데, 말해봐야 바뀔 놈도 아니고, 기대가 없으니 상대할 가치가 없게 된다. 무슨 혜경궁도 아니고 지방선거 나왔다가 떨어진 놈은 다른 이름 계정으로 써놓은 비난글이 나라고 고소를 해놨다나 뭐래라, 고소를 했는데 접수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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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난이도사회 정치에 관한 2018. 11. 21. 06:32
수능만 그런가? 사시가 그랬고, 외국 석박사도 못 푸는 영어 임용고사, 공무원 시험, 공인중개사 시험도 모두 더 하면 더 했지 덜 한 시험유형이 아니지 않나, 그런 시험을 합격해서 철밥통, 부가가치가 높은 전문직이라는 타이틀로 돈을 벌고, 기득권으로 진입하여 이렇게 어려운 시험을 고생해서 얻었다며 의기양양해 하면서 학종, 수능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떠들어대는 꼴이 의아스럽고 우습다. 외국인도 못 푸는 영어문제라며 키득거리는데, 다른 과목은 그렇지 않은지, 정답을 맞추는게 아니라 틀리고, 떨어뜨리는 변별력으로 문제의 난이도를 만드는 시험 형태, 시험 문제 잘 푸는 기계가 되어야 실력이 있고, 시험을 합격할 수 있는 현실을 비꼬고 떠들어서 영어만 등급제로 하니 다른 과목에서 변별력을 만들어야 하니 이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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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좋아하는 시 2018. 11. 2. 08:37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 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늘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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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정호승-좋아하는 시 2018. 11. 2. 08:36
첫눈 -정호승- 첫눈이 내렸다 퇴근길에 도시락 가방을 들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렸다 눈송이들은 저마다 기차가 되어 남쪽으로 떠나가고... 나는 아무데도 떠날 데가 없어 나의 기차에서 내려 길을 걸었다 눈은 계속 내렸다 커피 전문점에 들러 커피를 들고 담배를 피웠으나 배가 고팠다 삶 전문점에서 들러 생생라면을 사먹고 전화를 걸었으나 배가 고팠다 삶의 형식에는 기어이 참여하지 않아야 옳았던 것일까? 나는 아직도 그 누구의 발 한번 씻어주지 못하고 세상을 기댈 어깨 한번 되어주지 못하고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 어려워 삶 전문점 창가에 앉아 눈 내리는 거리를 바라본다 청포장사하던 어머니가 치맛단을 끌고 황급히 지나간다 누가 죽은 춘란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선다 멀리 첫눈을 뒤집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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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정호승-좋아하는 시 2018. 11. 2. 08:35
첫눈 -정호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들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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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인다 -박노해-좋아하는 시 2018. 11. 1. 22:25
서성인다 -박노해- 가을이 오면 창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 보면 아무도 없어 ... 그만 방으로 돌아와 나 홀로 서성인다 가을이 오면 누군가 나를 따라 서성이는 것만 같다 책상에 앉아도 무언가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아 슬며서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나도 너를 따라 서성인다 선듯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 흔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 남몰래 부풀어 오른 씨앗들이 서성이고 가을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 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그리운 얼굴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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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中文答-조지훈-좋아하는 시 2018. 11. 1. 21:38
山中文答-조지훈- (새벽닭 울 때 들에 나가 일하고 달 비친 개울에 호미 씻고 돌아오는 그 맛을 자네 아능가) (마당 가 멍석자리 삽살개도 같이 앉아 저녁을 먹네 아무데나 누워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 심심하면 퉁소나 한 가락 부는 그런 멋을 자네가 아능가) (구름 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 늙은 아내도 이뻐 뵈네 비온 뒤 앞개울 고기 아이들 데리고 낚는 맛을 자네 太古적 살림이라꼬 웃을라능가) (큰일 한다고 고장 버리고 떠나간 사람 잘 되어 오는 놈 하나 없네 소원이 뭐가 있능고 해매다 해마다 시절이나 틀림없으라고 비는 것 뿐이제)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랏일이나 잘 하라꼬 하게 내가 다른 소원 아무것도 없네 자네 이 마음을 아능가) 노인은 눈을 감고 환하게 웃으며 막걸리 한 잔을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