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허수경 -곗 돈-좋아하는 시 2018. 12. 6. 00:07
허수경 -곗 돈- 농장 며느리 곗돈 떼어 먹고 달아난 뒤 계꾼들 그 집 시어머니 머리채 휘둘러 썽풀이 하는데 아이고 그 돈이 우쩐 돈인데 조석 건너뛰고 입성 홑깝 데기 바투 입고 새끼들 주전부리 욱박질러 한 달 두 달 천금겉이 부었는데 아이고 그 불쌍년 한 입에 털어 넣고 내 무신 정을 대고 살것노 내 발등 찍고 말제 우찌 남편 새끼 얼굴 대면코 살것노 그 집 시어머니 반쯤 벗겨진 치마 고쳐 입으며 머리칼 대충 만지며 마른 악 내지르는데 내사 그 돈 구경 한 번 못 해보고 며느리 잃고 내일부 텀 손주새끼 거두러 돈 바꾸러 품일 가야 하는데 이년들 이 와 지랄이여 할 말 있으모 달아난 년 잡아다 손톱 뽑 아 놓든지 먹은 거 다부 게여 놓게 하든지 내사 턱 앞에 끼니 걱정 닥쳤는데 니 년들캉 내캉은 같은 처..
-
희망가 -문병란-좋아하는 시 2018. 12. 5. 23:36
희망가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은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일상에 대하여 2018. 12. 5. 14:11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90년 대에 유행했던 말같은데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낄낄거리고 재밌어 하고, 태도가 돌변해서 온갖 잡것들이 시퍼보이는지 찐따 찌질한 것들이 찝적대고 주둥아리질이다. 진보 좌파 동지라며 하는거라곤 까대기밖에 더하냐고, 그럴거면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지 너같은 것들을 왜 상대해야 되냐고 싫은 소리를 했다. 무슨 관계라고 들먹일거면 모르는 사람보다 나아야 할 것인데, 모르는 사람보다 못하면서 혈연, 지연, 학연을 들먹이며 대접만 받겠다면 이런 정신병자가 있나하고 털어버린다. 체험삶의현장, 경험이지 않겠냐는데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은 비극인게, 니체는 거울의 발명이 비극의 탄생이라고 하던가, 예전에는 공감되었던 말이 오늘은 다른 생각이니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건가, 그때..
-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좋아하는 시 2018. 12. 3. 10:21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정체성사회 정치에 관한 2018. 12. 2. 21:17
농민대회 뭐라길래, 나는 농민 아닌데 거길 왜 가야돼? 민중대회, 나만 민중이야? 다른 민중하고 가~ 전사련은 사대 다녔으니 그렇다치더라도, 전교조 집회는 왜 갔을까, 선생들 노조 집회에, 대표도 아니면서 전대협 집회는 왜 갔었을까? 어디 노조 파업, 지들 좋을라고 하는 짓에 무담시 왜 거길 끼여야 되지? 걔네들은 내가 무슨 일 생기면 뭐해준데? 어떤 정치인, 정당, 단체를 지지해달라면은 내가 왜? 너가 뭐라고, 너는 뭘해줄건데, 선배니, 고향을 들먹이면, 그래서 어쩌라고 남보다 못할거면 그딴걸 왜 들이대냐, 1년 선후배도 몇 명 모르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관계, 살면 고향이고, 멀리 사는 피붙이보다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더 나은것인데, 대학 때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자 꼬시던 여학생들처럼 반응하는게 ..
-
노숙자 냄새일상에 대하여 2018. 12. 1. 22:50
노숙자 냄새가 난다고 해서 다우니를 1/3 통 가량 퍼부어 세탁을 했다. 작년 술을 매일같이 퍼마셔 안 좋은 땀냄새가 난다고 몇 번 괄시를 받았었는데, 낙방하여 방위받으러 내려간 고향 대구 버스에서 앞에 앉은 사람이 껌팔러 왔냐는 말에 순간 멍해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초병 설 때도 책을 펼쳐놓고 봤다면서 방위로 근무할 때 1차, 제대하고 바로 동찰로 합격했다던 남부 판사가 떠올랐다. 무항산 무항심 세상과 사람에 그렇게 상처를 받으며 강철은 단련되어지는걸까, 더 바뀌어야 될 모양이고, 더 바뀔 거 같다.
-
꼬라지일상에 대하여 2018. 12. 1. 18:27
대학을 졸업하고 영장이 늦게나와 공군을 지원해서 특기교육 받고 자대배치 받으니 스물여섯이었는데, 소대 1년 고참새끼가 시도때도 없이 갈구고, 동갑 소대장 놈은 하사 병장이 다투는데 엄한 나를 불러 때리곤 하길래, 근무 하번하고 쉬지도 못하게 군대축구에 동원하니, 운동화 대신 군화를 신고 나가서 갈구던 고참놈 뒷대가리를 겨냥해서 찼더니 연달아 두 번이나 뻑소리가 나며 정확하게 꽂히는 거였다. 수비 공격하는 척 소대장 정강이를 열 댓번 까버렸더니, 경기 끝나고 시퍼렇게 멍든 다리를 보여주는데, 개새끼 확 분질러 버릴걸 싶은게, 옆 기상대 작전장교가 다른 사대 수학과를 나왔다고 소대에 찾아와서 소대장을 갈궈준 이후로는 때리는 건 없어졌고, 축구하며 부린 꼬라지로 건들지는 않는데 성질 좆같은 놈으로 여겨 매일처..